[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美, 철군 완료 선언…아프간전 20년 만에 종지부 外
[앵커]
미국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와 일반인 대피를 완료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이로써 2001년 시작된 미국과 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달 '31일'로 예고됐던 철수 시한에 맞춰 미국이 철군과 일반인 대피를 종료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끝나게 됐습니다. 이 소식부터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아프간 전쟁은 2001년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9·11 테러에서 촉발됐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아프간 전쟁은 미국이 미군 철수와 간인 대피 완료를 선언함에 따라 공식 종료됐습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군사작전을 책임진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미군 수송기가 아프간 현지시간 30일 밤 11시59분 카불 공항에서 이륙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시한으로 정한 '31일'을 불과 1분 앞두고 철수를 완료한 겁니다. 매켄지 사령관은 대피 작전이 본격화한 지난 14일 이후 12만3천 명이 아프간을 탈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지금까지 6천 명의 미국인이 아프간을 떠났다고 밝힌 가운데, 매켄지 사령관은 100명이 조금 안 되는 미국인이 탈출을 희망했지만 시간 내 공항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도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출발했다는 탈레반의 발언을 전하면서 카불에 폭죽이 울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탈레반은 아프간의 완전 독립을 주장하면서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전은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인도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당시 아프간 정권을 쥔 탈레반이 거부하자 미국이 동맹국들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함으로써 시작됐습니다. 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한 뒤 친미 정권을 세우고 2011년 5월 빈라덴까지 사살했지만, 전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앵커]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탈레반과 평화 합의를 체결함으로써 시작된건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실행됐다고 볼 수 있겠어요.
[기자]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4월에 미군 철수 결정을 발표하면서 종전을 공식화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최소 연말까지는 친미 성향의 아프간 정부군이 버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이 지난 15일 정권을 장악한 뒤 철군 일정은 물론 민간인 대피에도 큰 혼선을 빚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프간전은 미국과 아프간 모두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지난 4월 기준 아프간전으로 희생된 이는 약 17만 명으로, 이 가운데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 반군, 아프간 민간인 등 아프간 측 사망자는 16만4천 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미군은 2천400여 명이 숨지고 미 정부와 계약을 한 요원 3천800여 명,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군 1천여 명 등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역시 적지 않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미국의 전쟁 비용은 1천165조 원에 달합니다.
[앵커]
탈레반은 미군 철수 직후 아프간 완전 독립을 주장하면서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했는데요. 아프간 전쟁이 끝났어도 아프간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은 오히려 더 고조될 것 같습니다.
[기자]
미국이 철군을 완료하자, 탈레반은 아프간의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고 아프간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대원들은 마지막 미군기가 공항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승리를 자축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습니다. 미국은 철군과 함께 아프간 전쟁 종료를 선언했지만, 이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은 오히려 더 고조된 상태입니다. 탈레반과의 재충돌 가능성에, 철군 과정에서 테러를 가한 것으로 지목된 'IS 호라산' IS-K를 향한 보복 공격이 미국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아프간에서 철군하면서도 군사작전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철군 막판에 불거진 IS-K의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170여 명이 희생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최악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미국이 IS-K를 겨냥해 2차 공습을 가한데 이어 IS-K의 카불 공항 로켓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아프간 내 미국의 군사작전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최근 국제사회의 시선이 아프간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이어졌습니다.
[기자]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시작된 산불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또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은 엘도라도 카운티의 '캘도르'라고 이름 붙여진 산불이 관광 명소인 타호 호수 지대로 확산함에 따라 주민 대피 명령을 발동했습니다. 이에 앞서 캘리포니아주는 북부에서 발생한 9건의 대형 산불로 주민 4만2천여 명에게 대피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캘도르 산불은 지난 14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산림 지대에서 발생해 시카고보다 더 넓은 600㎢ 면적을 태웠습니다. 캘도르 산불은 강풍을 타고 더 멀리 번졌습니다. 주 당국은 "하루 만에 4㎞ 속도로 움직였다"며 "산불 확산 속도가 늦춰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피령이 내린 지역에 포함 안 된 곳에서도 언제 대피 명령이 떨어질지 모른다면서 주민들에게 "짐을 싸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올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6천700㎢를 태웠습니다. 서울 면적의 11배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앵커]
미국은 산불만이 아니네요. 남동부 지역에서는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큰 피해를 입히고 있어요. 대규모 정전 사태도 발생했고요.
[기자]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가 인근 미시시피주와 앨라배마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미 루이지애나주에서는 100만 곳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고, 미시시피 북부에서도 일부 지역에 전기가 끊겼습니다. 루이지애나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가 그쳤지만 남동부에서는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수색구조...